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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깊이

울지마 톤즈

울지마 톤즈

故 이석태 신부님에 대한 KBS다큐멘터리의 제목이다.
톤즈(TONJ)는 아프리카 남부 수단의 가장 빈곤한 도시 이름이다.



어제는 북한이 연평도에 포사격을 감행해서 해병 2명이 사망하고, 수명이 다치고, 수많은 민가가 파손되는 국지전에 가까운
침공을 개시했다. 뭐 이 세상에 이유없는 무덤없듯이, 이런 일이 일어났음은 필연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안타까운것이 네이버 뉴스에서 본 "강남부자들 ?? 살려고 전화 빗발" 이라는 기사였다.

정보의 공유가 쉬워지면서, 이제 인간지식의 한계는 없어지고 있는듯하다.

당연히 투자분야에도 마찬가지 인데, 전쟁위협이나 일시적인 세상의 공포는 주식에 투자하여 단기 급락에 대한 차익을 위한
좋은 소스가 된다는 것을 누구나 아는것 같다. 물론 실행하는 이는 꽤 적지만...

나도 마찬가지였다. 별 생각이 없던 상황이었지...

이러한 유물론, 신자본주의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이 세상에, 전혀 다른 감각을 가진이들이 있는데, 그들중 한사람의
이야기였다.

어제 우연치 않게 본 울지마 톤즈의 이석태 신부님 앞에서는 참 나 라는 인간자체가 작아지다 못해 피해버리고 싶을
만큼의 훌륭한 빛을 발하고 있었던 분이었던거 같다.

3남 7녀의 7번째로 태어나 아버지를 10살에 여의고, 인제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 군의관 복무시절 신앙을 경험한듯하다. 그후 아프리카로 가서 세상의 가장오지에서 봉사하겠다는 신념으로 카톨릭 사제가 되었고, 사제가 된 후 아프리카로 떠난다.

케냐의 나이로비에 처음 가보았으나 발전된 나이로비의 모습을 보고는 다시 한번 최고 열악한 곳을 찾아 떠난 곳이
바로 톤즈다.

그곳에서 신앙을 가르치고, 의료봉사를 하고, 학교를 짓고, 수도사업을 하고... 그는 2평남짓 50도에 육박하는 더위 속에서
그렇게 그의 생을 살아갔었고, 또한 음악적 재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에 브라스 밴드를 설립하고, 음악으로 가난과 전쟁으로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수단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시작한다.

2007년 한국에서 건강검진을 했다.(주변의 권유로, 평생처음이었다고 한다.)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2010년 1월에 암으로 인해 하느님의 곁으로 가게 된다.

대장암 판정을 받은 직후 신부님은 담당의사에게 "톤즈에 가야 하는데,,, 어떻하냐...아직 할 일이 너무 많은데"라며
자신의 목숨이 아닌 톤즈의 사람들에 대해 안타까워 하셨고, 그 날 예정되어있던 수단도움회(?)의 자선공연을 아무렇지
않게 잘 마쳤다.
(동영상으로 보면 정말 웃고 있었다. 정말로. 가식이 아니었다...어쩌면 소름끼칠 정도로 죽음에 대해 의연한 모습이었다.)

톤즈에서 그는 이미 수많은 선행과 보통사람으로는 하기 힘든 일을 하였는데, 병원을 지은것은 물론, 하루에 300명이 넘는 환자를 보살폈고, 전염성이 강한 한센병(손발가락이 다 잘려나가는)을 급한경우에는 맨손으로 치료하기도 했으며, 총상이나 응급환자들에 대해 새벽이고 밤이고 문을 2번이상 두드리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 벌떡 일어나 치료했다고...

당연히 톤즈에서 그를 모르는 이는 없었고,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정말 깊은 슬픔을 느끼며 톤즈사람들 또한 울었다.

날마다 우리는 스스로가 고통이라고 여기는 수많은 언덕을 넘는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석태 신부님이 수행하신 일을 보면 우리가 여기는 고통은 물리적인 것으로 보자면 고통이 아니라 , 단지 호흡처럼 당연하고 일상적인 일일것이다. 신부님의 표정엔 거짓이 없어보였다. 가식도 없다. 그냥 순수하게 웃었고, 진심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항암치료중 발간한 책 구절중에 톤즈사람들에 대해 쓴 말이 있다.
자신이 다 도와 줄수는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 알게 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과 함께 있어주는 것이라고...

행복의 조건이라는 것이, 학문처럼 정의될수는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사람이라고 확신이 든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톤즈라는 곳에 하루도 있기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난 많을 진대, 어떻게 그렇게 행복할 수 있는지...

행복은 물질이나 명예나 지위가 아니란것은 확실하다. 열정과 사랑과 그리고 사람이 바로 행복의 완벽한 조건인듯하다.